시로 쓰는 목회서신3
세월
쌀쌀한 바람이 간다
그 곁
몽글몽글한 봄꽃 같은 바람이 온다
내 체온 담은 석양이 간다
그 끝
사락사락 치마 끌리듯
빚어 만든 내 하루가 온다
아직 날은 차갑고
저기에서 본 칼바람
내 가슴속에 파고드는데
홍매화는 벌써 피었다
세상사
가고 오는 것
보내고 맞이하는 것
그 사이에 있는 것
나는 오늘 무얼 하며
그 사이에 서 있었는가
아직도 내 부끄러움은
서산에 걸려 있다
*습작 단상 :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되었고, 우리는 그것이 빨리 끝나기를 고대하고 있다.
그러나 시작과 끝만을 우리는 기억하지 말고, 그 사이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.
끝나는 그 지점보다 그 끝이 올 때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.
코로나19의 종말이 올 때까지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살아야겠다.
그것이 참 소중하다.
2020. 3. 4 광천교회 이양수위임목사 드림.